명절을 보내며 이번 주의 처음
처음으로, 샀던 가습기가 처음으로 고장이 났다.
일주일만에 고장이 난 것이라, 무사히 반품을 하고 새 제품으로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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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처음레터 미리보기/
💌 EP. 27
내가 독립했음을 알게 되는 날
📮 MEET. 27
나를 알려주는 테스트
💬 Question. 13
나의 집주인 이야기
💡LIFE. 27
이번 주의 생각 : 일을 이어 나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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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하고 3번째 명절이 지났다.
작년 이맘때 설, 작년 가을의 추석, 그리고 올해의 설. 작년 설은 독립한 지 거의 1~2주만에 갔었던 지라 그 느낌이 크지 않았다. 작년 가을의 추석과 올해의 설은 비슷했다. 그간 늘 함께 움직였던 '가족'의 집이나, 할머니와 함께 살던 집으로 손님들이 찾아왔던 또 다른 의미의 '가족'의 집이 아니라 나 혼자 따로 나와 살며 본가라고 부르는 곳에 다녀오는 느낌을 알게 됐다.
설 연휴가 시작하는 날 이른 아침 간단한 선물을 들고 집을 나선다. 대중교통으로 갈 수는 있지만 조금은 머나멀고 시간이 드는 그 길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탄다. 꼬박, 최소 1시간 반이 넘는 시간을 움직이고 나면 본가에 다다르고 거기서는 마중 나온 가족의 차를 타거나 택시를 타고 본가로 간다.
본가에서 하루 정도를 보내고 명절 당일이 되면 적당히 시간을 보내다 다른 가족이나 친척이 나올 때 함께 나와 독립한 내 집으로 온다. 그 길에는 묘하게 사람이 없고, 거리는 조용하고 한적하다. 평소엔 사람으로 북적거리던 집 앞도 한산하다. 차도에도 어쩌다 지나는 차, 거리를 채우는 시내버스 정도다. 나의 손에는 본가에서 가져온 반찬들로 가득해 다니기에 편하지만은 않아 빠르게 걸음을 옮기면서도 홀로 있을 수 있는 내 집에 가는 여유를 만끽하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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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오가는 일은 귀찮지만, 또 묘하게 설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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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집을 명확히 구분하는 일이다. 내가 독립했음을 새삼 깨닫는 시기다. '내 집'과 '가족의 집'이 다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독립하기 전 할머니와 6년 가까이 살 때, 내 가족은 내가 있는 할머니 집에 모였다. 나는 내 집에서 사람을 맞았고, 사람들이 가면 조용해진 내 집에서 남은 명절을 보냈다. 명절의 공간과 내 집은 구분되지 않던 때였다. 명절이라고 해서 어딘가를 갈 필요도, 다시 내 집에 올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본가에 가면 집 생각이 난다. 본가가 크게 불편한 건 아니지만, 예전처럼 편하지도 않다. 내가 살지 않는 그 공간엔 내가 자주 쓰는 물건이나 내가 정을 붙일 공간이 많지 않다. 심지어 내가 쓸 칫솔 치약도 없다. 나는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아닌 만큼, 그 집이 적당히 불편하다. 그런 걸 느낄 때면 편한 내 집 생각을 한다. 집에 돌아가는 순간, 집에 도착해서 편하게 누워있는 때를 상상한다.
집에 도착하면 이래저래 많아진 짐을 정리하고, 씻고 침대에 눕는다. 다른 일정이 있을 수 있지만, 집에 돌아온 날에는 어딘가에 가고 싶지 않다. 나만의 공간, 나의 패턴에 맞춰진 공간, 내가 좋아하고 자주 쓰는 물건들로 채워진 공간, 편하게 누워 있어도 되는 공간에서 나의 독립을 만끽하고 싶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저녁을 먹고, 보고 싶은 걸 보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잠들고 싶을 때 익숙한 침대에서 잠이 들고 싶다.
할머니 집에 살던 과거엔 사람들이 떠나는 그 순간이 바로 그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때였지만, 그때는 사람들이 왔던 순간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기에 기쁨도 그만큼 크지 않았다. 그만큼 나는 사람들이 떠난 당일에도 꼭 내 방에 있고 싶다고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뛰쳐나가고 싶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머나먼 시간을 들여 내 집에 돌아오는 그 길, 나는 다짐했다. '오늘만큼은 내 집에 붙어 있어야지'라고. 내 독립을 만끽해야겠다고. 명절에는 여러 의미가 붙지만, '나는 독립했고, 나만의 공간이 있다'라는 걸 실감하는 날이기도 하다는 걸 이번 설에도 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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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테스트가 유행이다. 일주일에도 여러 개의 테스트를 해보는 것 같다. 테스트를 하게 되는 그 마음은 무엇일까. 결국엔 '나'에 대해 풀어쓴 이야기가 궁금한 게 아닐까. 레터에도 소개하고 싶어 여러 테스트를 모아놨는데, 즐거웠던 기억이 남았던 테스트 몇 가지를 가져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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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행동유형 검사
"MBTI가 여러분의 성격 유형을 진단한다면, DISC는 행동유형을 진단합니다". 단어를 보며 잘 맞는 단어, 맞지 않는 단어를 고르다 보면 결과를 알려준다. 나는 '정치가'가 나왔는데, (지난번에도 이 결과였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흥미'입니다"란 말에 뼈를 맞은 기분🤣. 설명 문구가 엄청나게 자세한 건 아니지만, 나를 잘 설명하는 문구로 이루어진 듯해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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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니지먼트
태니지먼트는 '강점 분석'을 내세운다. 내가 가진 강점이 무엇인지, 그걸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 문항이 조금 많은 편이라 하기는 힘든데,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결과라서 재밌었다. 나는 '창조'가 가장 강점이라고 나왔는데, 꽤 맞는 것 같다는 생각! 흥미로운 건 내가 가진 '재능'이나 '욕구'와 지금 상황상 해야 한다고 판단해서 하는 것을 구분해서 보여 준다는 점. 기본 검사는 무료지만 자세한 결과를 보려면 유료 구매를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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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결심 테스트
앞의 두 가지가 조금 무거운 버전이라면, 가벼운 버전 중에서 꼽았다. 최근에 한 것 중 주제 자체가 재밌었던 것. 2023년 새해 결심이 얼마나 갈까?라는 물음을 두고 나는 어떤 유형인지를 알려준다. "하다가 안 된다고 생각하면 빠르게 포기하고, 싫증이 잘 나기도 해 뒤돌아보면 남아있는 게 없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란 설명이 나왔는데, 싫증 나면 포기해버리는 나를 들킨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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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하냥 테스트
이번 테스트는, 운영하는 <독립은 처음이라>의 것을 가져왔다. 독립한 나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주는 테스트! 나는 위시리스트 가득한 고양이가 나왔는데, 독립한 지 1년 만에 맥시멀리스트의 삶을 살며 계속 택배를 받아보는 내가 그려지는 결과였다🙄 사고 싶은 건 왜 이렇게 많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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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다양한 집주인을 만나게 된다. 본인이 집주인이라면 (...) 만날 일이 없겠지만, 아무래도 첫 독립은 내가 아닌 다른 집주인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겪었던 다양한 집주인들의 이야기를 함께 해도 좋을 거라 생각했다. 감사하거나 좋았던 이야기든, 아쉽거나 싸워야만 했던 이야기든, 아니면 그저 사소한 경험이나 생각이든 상관없이, 자유롭게 자신이 만났던 집주인 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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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서비스에서 '집주인'을 주제로 가져왔다. 그 중에서 '집 주인 형님'과의 이야기를 다룬 썰이 재미나서 레터에 소개.
최악인 줄 알았는데 천사인 집주인 썰
"그날 이후 형님은 나에게 존댓말을 쓰기 시작했다."
“그..보일러가 고장났습니다. 오래된 보일러 같은데 바꿔주시면 안될까요?”
“어이구 괜히 돈 들여서 뭐하나 제가 함 고쳐보겠습니다”
"집에 불이 나갔다. 합선이었다."
"그렇게 난 그날 밤 냉수로 샤워했다."
(3초 회원가입/로그인만 하면 확인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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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7.
이번 주의 생각 : 일을 이어 나간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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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를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건 사람들의 삶을 다룬 다큐다. 이번 주에도 다큐3일을 봤다. 제주 동문시장의 사람들. <할망 어멍 그리고 딸>이라는 이름처럼, 대를 이어 장사하는 할머니, 어머니, 딸의 이야기가 많다. 같은 곳에서 함께 일하는 모녀, 시장 속 다른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모녀, 80이 넘은 나이에도 일을 이어가는 할머니.
각자 다양한 사연으로 일을 시작했고, 이어받았고,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일'에 대해 생각했다. 가족의 일을 이어 나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지. 사람마다 하게 되는 일이 돌고 돌더라도 '천직처럼' 정해져 있는 건지. '피는 못 속인다'는 이야기나, 함께 일하는 딸이 짠하다는 말에 '뭘 또 짠하냐'고 답하는 딸. 새로 도전하는 사람과 수십 년간 한 자리를 지킨 사람과 자식을 위해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일'을 보며 내가 앞으로 해 나갈 '일'들에 대해 생각했다.
부모님의 일을 이어받지는 않았지만, 내게도 결국은 하게 될 어떠한 '일'이 있을지. 그 일을 얼마나 치열하게, 또 감사하게 할 수 있을지. 나도 한 자리에서 수십 년을 버티며 일을 할 수 있을지.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일하고 사는 건지. 가족을 잃은 슬픔에도 일을 이어 나가는 그 마음은 어떤 것인지. 다큐를 보는 내내 품었던 다양한 생각이 아직 여운으로 내게 남아 있다. 레터를 쓰며,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묻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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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립일기는 여기까지/
처음레터는 독립과 함께 만나게 되는
수많은 처음의 상황과 감정들을 다뤄.
매주 목요일, 혼자가 되는 시간 밤 11시에 메일함을 찾아갈게✨
이번의 편지나 처음레터를 두고,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아래 링크로 편지를 남겨줘.
꼼꼼히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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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우리들의 독립과 처음에 대한 이야기가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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