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감정을 만나는 일 이번 주의 처음
처음으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샀다.
집들이에 온 사람의 방명록으로도 활용할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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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처음레터 미리보기/
💌 EP. 26
나 혼자 감정을 마주하는 방
📮 MEET. 26
환경을 말하는 신발 브랜드
💬 Answer. 12
나만의 실수담이 있다면?
💡LIFE. 26
이번 주의 생각 : 또 너무 과하게 걱정하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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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감정이 복잡할 때가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몸이 안 좋을 수도 있고, 몸이 좋지 않은 건가 하며 지레 걱정하고 있을 때도 있다. 회사 일로 그럴 수도 있고, 친한 사람과의 대화에서 마음이 상했을 수도 있다. 옆집에 조금 신경질이 날 수도, 무언가가 됐든 자신의 실수를 탓하고 있을 수도, 책을 읽다가 생각이 많아졌을 수도, 아니면 그저 가끔 자연스레 찾아오는 감정의 순환일 수도 있다.
과거에 누군가와 함께 살 때는 그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어쨌거나 사람이 같이 있으니 그 감정을 꾹 누르게 된다. 보통은 방에 들어가 조용히 있는 식이다. 문제는 방에만 있을 수 없고, 감정과 달리 누군가가 나를 부르거나, 아니면 함께 하는 식사 시간이 되거나 하는 식으로 동거인 간의 스케줄은 그 감정과는 무관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가도 밥을 먹어야 하고,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씻어내려 화장실에 갈 때도 최대한 몸을 숨기며 가야 한다. 다른 이유로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인데, '왜 인사나 대답을 제대로 하지 않느냐'라고 한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다. 방에 누워 있어도 밖에서 들리는 TV 드라마 소리, 통화나 대화 소리가 그 감정을 온전히 마주하는 데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독립하게 되니, 그런 일은 사라졌다. 모든 건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다. 기분이 꿀꿀하니 식사를 미룰 수도 있고, 내가 혼자 울고 있어도 그 누구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 갑자기 내 방문을 찾아와 문을 활짝 열고는 밖으로 끌어낼 사람도 없다. 나만 있는 이 방에서 나는 청소를 미룰 수도, 이불을 끌어안고는 계획에 없는 낮잠을 청해도, 종일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아도 괜찮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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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게 좋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때로는 누군가의 '간섭'이 나에게 도움이 되었으니까. 우울한 마음을 품고 있을 때 '아이 참 눈치 없게'라며 생각하고 거실에 끌려 나오게 될 수 있지만, 그 덕에 그 감정이 잘 정리되기도 한다. 나의 상황을 알게 된 가족이나 룸메이트에게 하소연하며 응어리를 풀어낼 수도 있다. 누군가는 함께 분개하거나 공감하며 '당장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거나 '코인노래방이라도 가자'라고 할 수도 있겠지.
혼자인 나는 해답도 혼자 찾아야 한다. 하지만 나를 흔드는 감정에 꿋꿋이 잘 대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기분이 좋아지는 책을 찾아 읽거나, 다 잊고 산책하러 나가 한 바퀴 걷거나, 운동하고 오거나 하는 정답이 있겠지만 그 정답을 실천하는 길은 멀리에 있고 그저 방 안에서 침잠하는 일은 가까이에 있다. 공간을 공유하지 않는 만큼 이 방에서 우울함이나 슬픔에 빠진 나를 알아줄 사람도 없다.
그러니 무력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후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밀린 집안일, 흘러가 버린 시간을 보며 '너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보내버렸네'라며 씁쓸해하는 식이다. 억지로라도 도움을 받을 일이 없으니 무력감 앞에 나는 나약해진다. 그렇게 휴대폰을 들고 팔이 아플 때까지 누워 쇼츠/릴스 영상이나 나무위키 따위를 뒤적거리는 일 정도만이 내게 남은 일이 되어 버린다. '오늘은 글을 써야지'라거나 '도서관에 가 봐야지'와 같은 계획이 무산되는 건 기본이다.
그래도 1년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답은 찾아낸 것 같다. '뭐라도' 움직이는 일이다. 대충 놓아둔 쓰레기를 정리하거나, 일단 씻거나, 분리수거를 하러 가거나, 하다못해 침대에서 일어나기라도 하면 된다. 한 번 일어나면 그 관성으로 그 다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이 생긴다. 쓰레기를 버린 김에 씻고 청소하면 마음이 조금 개운해진다. 그 에너지로 바깥에 나가 산책을 하거나 한 바퀴 뛴다. 그러면 이제 나는 '나 혼자서도' 어느 정도 감정을 잘 마주할 수 있게 된다.
혼자 사는 일은, 타인의 침범 없는 삶을 오로지 혼자 가꾸는 법을 배우는 일이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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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번잡한 날, 집 앞 공원의 분수를 하염없이 바라 보았던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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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패션에는 그다지 소질이 없는 편이다.
다만 새로운 브랜드를 찾는 것 자체는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 주는 직접 구매해서 신고 있는 신발 브랜드 2곳을 소개한다. 이곳을 굳이 골랐던 이유는, '환경', '업사이클링'과 같은 단어들이 붙어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친환경을 무겁지 않게, 재밌게 풀어냈던 곳들. 늘 그렇지만, 전혀 광고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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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와 디카프리오, 오바마의 운동화, <올버즈allbirds>
이 브랜드의 소개 문구는 여러 개였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모두 이걸 신는다더라, 디카프리오가 투자하고 직접 홍보하고 신는다더라, 오바마 전 대통령도 신었다더라... (공식 홍보 문구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을 쓰고 있더라) 구매를 결정하게 된 건 '환경'에 대한 브랜드의 진심 때문이었겠다. 신발이라는 제품과 맞게 '탄소발자국'에 집중한다. 어떻게 친환경을 실천하는지, 어떻게 탄소 배출을 줄일지 계획을 촘촘히, 또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신어본 후기로는, 꽤 편하긴 하다. 가격이 조금 높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10만원~20만원 선), 편함에 이끌려 하나를 더 사기도 했다. 예전에는 온라인 스토어만 운영해서 구매 전에 테스트해 볼 수 없었는데, 최근엔 오프라인 스토어도 운영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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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타이어로 만든 신발, 트레드앤그루브Tread&Groove
도로를 달리던 타이어가 그대로 내 신발이 된다는 걸 상상해본 적은 없었다. 신발 제조 과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최소한 타이어로 만들진 않겠지라고 생각했으니까. 트레드앤그루브는 그런 내게 '폐타이어로 신발을 만들었다'는 메시지만으로 신기하게 했던 곳이다. 타이어 표면을 의미하는 '트레드Tread'와 무늬를 상징하는 '그루브Groove'를 합쳤다는데, 타이어와 신발의 조합이 새로웠다. 실제로 신어본 결과, 바닥과 닿을 때 느낌이 살짝 다르긴 하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고 오히려 재밌었다. 가격은 운동화가 5만원~15만원 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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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독립하고 겪은 실수담을 물었다. 사소할 수도, 클 수도 있는 이야기들. 많은 분이 실수담을 들려주어서 이곳에 공유. 덕분에 '다들 사는 거 비슷하구나'라고 생각하며 안심(?)했다. 나만 실수하는 건 아니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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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대청소를 위해 온 사방에 샤워기로 물을 시원하게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지지직 소리가 나더니 화장실 거실앞에 설치된 전등이 나가버렸어요.. ㅠ.ㅠ 전기를 사용하는거니 당연히 물에 주의했어야하는데.. 처음이라 아무것도 몰랐던것이지요.. 암흑상태의 화장실에 망연자실해서 조명 교체를 알아봤는데 사람을 부르자니 출장비가 10만원이상 들더라구요.
파워 문과지만 유튜브 등에 '여자 혼자 LED전등 교체' 등을 열심히 찾아보고, 바로 쿠팡에서 2만원정도의 조명을 주문하였답니다.. 다음날, 두꺼비 집을 내리고, 의자를 밟고 올라가 벌벌 떨면서 전동드라이버도 없이 기존 조명을 땀흘려 벽과 분리한 다음 + - 선을 자리에 맞춰서 꽂아넣고 다시 드라이버를 돌려 조립하고... 후하 두근거리며 다시 불을 켰을 때 환하게 빛나는 순간 어찌나 성취감이 들던지요! 혼자하면서 제가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란 걸 깨닫는 순간이 꽤 많았던거 같아요!
- 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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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실 날을 집 주인 분께 실수로 잘못 말씀드렸어요.
그래서 이틀 동안 난방 안되는 방에서
가스버너 사서 냄비에 물 끓이며 살았습니다...
- 횬마카세
지금 생각하니 조금 부끄러운데, 전입신고를 하러 구청에 갔어요...
그냥 동사무소에 가면 되는데... 구청에 갔더니 대문짝만하게
'전입신고 안 받습니다!!!'라고 적혀 있어서 헐레벌떡 동사무소 갔습니다ㅠ
동사무소가 집 앞 3분 거리고 구청까진 버스를 타고 헤매며 간 것인데...
그 더운 날 헥헥거린 기억이 남네요ㅠ
- 즐기자조이
제가 사는 오피스텔엔 실외기가 보일러실에 있어요.
여름에 보일러실 창문을 열어 놓는 건 괜찮은데 겨울엔 꽉 닫았어야 했는데...
보일러실을 열어본 적도 없어서 몰랐죠... 결국 보일러가 꽁꽁 얼어서
물이 안 나올 때가 되어서야 문제를 알았답니다...
결국 가족이 출동해서 헤어드라이기로 녹이고... 본가에서도 자고...
그렇게 고쳤습니다 ^^;;;
- 냉소와친절사이
제 집 주소를 선배들에게 알려준 게 실수였습니다.
- 근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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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서비스에서 '실수담'을 주제로 가져왔다. 마침 서비스에도 다양한 실수담이 올라와서, 그 중 두 가지를 소개!
(3초 회원가입/로그인만 하면 확인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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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물이 노랗게 변한 실수담
제 옷들은... 다시는 하얗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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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하다 홍수난 실수담
세탁기를 돌리고 설거지를 하는데 깨달았습니다. 바닥에 홍수가 났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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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6.
이번 주의 생각 : 또 너무 과하게 걱정하고 계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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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많은 편이다. MBTI가 'N'이라 그렇다고 우스갯소리로 떠들긴 하지만(제 MBTI를 맞춰주는 독자분에겐 선물을...), 이래저래 생각이 많은 만큼 개중에는 걱정이나 잡념도 많다. 그러던 내가 마주한 어떤 짤. "또 너무 과하게 걱정하고 계시네요. 잘 될 겁니다".
이 짤의 배경은 아직도 모른다. 누가 붙인 건지, 실제로 있는 것이나 한 건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저 문장만큼은 내게 남았다. 그 이후 저 말을 가끔 떠올리고는 한다. 생각이 많아질 시기, '또 너무 과하게 걱정하고 계시네요'라고.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는걸. 오히려 움직이는 내가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걸.
비슷하게, 예전에 보고 공감하며 웃었던 영상도 공유. '인터넷에 네 증상 검색하지 마'라는 노래다(고맙게도, 한글 자막이 달려 있다!). 조금만 아파도 인터넷에 무언가를 검색하고는 '헉 사실 알고 보니 내가 000(질병명)...?'을 일삼던 내가 조금 바뀌게 된 영상이었다. 모두, 지금 있는 걱정을 풀고 날리는 설 연휴를 보낼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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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립일기는 여기까지/
처음레터는 독립과 함께 만나게 되는
수많은 처음의 상황과 감정들을 다뤄.
매주 목요일, 혼자가 되는 시간 밤 11시에 메일함을 찾아갈게✨
이번의 편지나 처음레터를 두고,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아래 링크로 편지를 남겨줘.
꼼꼼히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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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우리들의 독립과 처음에 대한 이야기가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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