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으로 맞이한 소소한 여유의 순간 이번 주의 처음
처음으로, 일출 보러가는 준비를 챙겼다.
집에서 보온병에 코코아를 타고, 귤과 초코바를 챙기고, 핫팩을 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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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처음레터 미리보기/
💌 EP. 24
혼자 사는 나의 일탈 : 생라면과 떡꼬치
📮 MEET. 24
눈을 홀리는 소품샵들
💬 Answer. 11
나만의 간식이 있다면?
💡LIFE. 24
이번 주의 생각 : 새해를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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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4.
혼자 사는 나의 일탈 : 생라면과 떡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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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독립해서 살게 된 지 1년 정도, 몇 가지 루틴이 생겼다.
루틴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즐거운 루틴이 있다면 바로 '일탈'이다. 혼자 사는 내가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 말은 거창하게 '일탈'이라고 했지만 별것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조금 몸에 나쁜 짓을 하고, 좋아하는 것을 먹는 일들이다. 이걸 일탈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혼자 있기에 맘 편히 할 수 있는 일이어서다.
예를 들어 금요일 밤이나 주말 저녁에는 생라면을 먹고는 한다. 이때 생라면은 매운 것이어야 한다. 보통 신라면을 고른다. 그리고 이때 금요일은 보통 저녁 일정이 없어야 한다. 적당히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짐 정리하고, 저녁을 먹고, 운동을 다녀온다. 씻고 집 정리까지 간단히 하고 나면 나의 한 주가 끝났음을 실감한다.
'생라면'은 한 주를 무사히 보낸 나에 대한 선물이다. 이번 한 주도 잘 보냈으니, 좋아하는 걸 먹고, 좋아하는 걸 한다. 평소라면 몸에 나쁘다는 이유로 꺼렸겠지만, 한 주간 고생했던 나에겐 충분히 줄 만한 선물이다. 가족들과 함께 살 때는 이 자그마한 일탈을 하기 쉽지 않았다. 생라면을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혼자 방에서 조용히 무언가를 먹는 건 무엇보다 '기분'이 나지 않았다.
남들 몰래 조심스레 방에서 먹는 건 '숨어 먹는 맛'은 있었을지 몰라도 일탈을 누리는 짜릿함은 적었다. 이젠 내 집에서, 시끄럽게 생라면을 부수고 이것저것 꺼내서 준비하고 먹는 과정을 거쳐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몸에 나쁘다, 짜다, 굳이 그거 먹을 바에 다른 거 먹으라는 이야기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오늘은 집에 가서 생라면이나 먹을까'라고 일탈을 계획할 때부터 기분이 슬슬 좋아지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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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 앞을 배회하던 초등학생이 커서, 혼자 마음대로 떡꼬치를 사먹는 즐거움을 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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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일탈이 하나 더 있다. 밖에 나가 떡꼬치를 사먹는 일이다. 이 일은 독립하지 않았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사실 행동 자체는 그렇다. 가족과 살던 때도, 할머니와 살던 때도 나는 언제나 분식집에 찾아가 떡꼬치를 먹을 수 있었다. 집이 아니라 밖에서 하는 일이니 만큼, 초등학생을 훌쩍 지난 나를 그 누구도 막을 순 없었을테니까.
중요한 건 그 과정이겠다. 떡꼬치를 사먹는 날은 보통 주말이다. 그것도 조금은 여유로운 주말. 일정이 별로 없어서 집에서 오후를 나른하게 보낼 수 있는 때. 아침부터 게으르게 집에서 뒹굴대다 혼자 있는 심심함에 밖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하는 때. 딱히 사람을 만날 것도, 무얼 할 것도 아니기에 자전거를 타거나 걸으며 동네를 휘적휘적 돌아다니던 때. 나 혼자에게만 주어진 주말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내 마음대로' 채울 수 있을 때.
괜스레 마트에 가서 고기와 채소를 살펴보며 살 게 없나 들여다 보고, 다이소에 가서 살만한 물건이 없나 구경도 하고, 오늘 저녁은 뭘 먹지라고 고민하며 자유를 만끽하다가 시장 초입에 있는 분식집을 떠올린다. '할 것도 없는데 가서 떡꼬치나 사 먹어야지'라는 생각까지 이어지면, 그 주말은 보다 완벽해진다. 웅성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주문을 하고, 혼자 떡꼬치를 먹고는 '순대꼬치도 먹을까' 고민하다가 돌아서서는 '슬슬 집에 가서 저녁이나 먹어야지'라고 결심할 때 꽤 행복하다.
이 모든건 주말이라는 하루에 대해 모든 걸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기쁨이겠다. 생라면을 먹건, 떡꼬치를 먹건(심지어 저녁 식사를 앞둔 시간에!), 하릴없이 집 주변을 돌아다니건, 마음대로 저녁 메뉴를 고르건, 매운 생라면을 달래줄 간식을 고르려고 편의점을 몇 바퀴 배회하건 그 누구도 뭐라할 수 없다. 오로지 나만의 시간이자 나만의 선택이고 나만의 자유다. 일탈이라고 하기엔 우습고 난이도가 있는 일도 아니지만, 독립 후에 나는 이 작은 행위가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그러니 누군가가 '독립해서 기쁜 순간이 언제야?'라고 묻는다면 슬그머니 '생라면과 떡꼬치라는 일탈을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스스로를 떠올리는 것이다. 정말 이상한 답변이겠지만, 독립해서 살아가는 사람과 집의 수만큼 다양한 게 각자의 삶일테니까. 생라면과 떡꼬치로 독립의 기쁨, 일탈의 즐거움을 삼는 사람도 있는 것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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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이라 하지만, 사실은 독립에서 오는 나만의 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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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한 후에는, 집에 둘만한 물건들을 보면 눈이 돌아간다.
예쁜 쓰레기, 별로 필요 없는 잡다한 물건들, 한 번 먹고는 안 먹을 것 같은 간식들, 처음 들어본 해외의 잼, 머리맡에 올려두면 꽤 멋질 것 같은 장식품 같은 것들. 내 공간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만큼, 각종 잡동사니를 구비한 소품 샵에 관심이 더 생겼다. 최근 발길을 사로잡았던 곳 두 곳을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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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의 천국,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18 1~3층
성수 연무장길을 지나다 보면 사람들이 몰린 긴 가게가 눈에 띈다. 오픈하고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많은 이들을 멈춰 세우는 소품 샵 '포인트오브뷰'다. '문구점'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지만, 그 말에 이곳을 담기에는 품고 있는 물건이 너무나 많다. 1층부터 3층까지 가득찬 물건들은 빠르게 둘러보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려, 어느새 다리가 아파질 지경이다.
각양각색의 펜과 종이, 문구류, 잡화들을 보고 있자면 '문구류'의 세계가 얼마나 넓은가 실감하게 된다. 동시에, '사고 싶은 것들이 이렇게나 많다니'라는 탄식이 따라온다. 물건도 물건이지만, 이 많은 소품을 배치하고 꾸민 감각도 놀라워 그 자체를 구경하는 즐거움도 그만이다. 모든 층을 둘러보고 나오고 나면, 잠깐 다른 세계를 다녀온 것만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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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의 순간, <프레젠트 모먼트Presentmoment>
📍서울 마포구 동교로 49-1 1층
이곳은 찾아가기 쉽지 않다. 대로변에 있지만, 첫 방문이라면 길을 잃을 수 있다. 길 찾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벽처럼 생긴 것이 사실 문이어서다. 그냥 벽인가 보다 싶어 지나온 곳을 되돌아오면, 저 벽을 밀어야 '선물 같은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나니아연대기>의 옷장 속 세계처럼,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무거운 벽돌문을 열고 나면 '산타의 비밀창고'라는 소개 문구가 어울리는 공간이 우리를 맞이한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수 있는 각종 오너먼트부터 감성적인 엽서, 해외에서 물 건너온 간식이나 음료까지, 눈을 돌아가게 하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공간을 채우는 들뜬 캐롤, 각종 전구가 비추는 다양한 빛, 화려한 색채를 띤 소품들을 보고 있자면 '난 아무것도 사지 않을 거야'라고 낀 팔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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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나만의 간식을 물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즐기는 간식을 소개해 주어서, 아래로 정리했다.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새 내 장바구니에는 품목이 늘어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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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닭 닭가슴살 육포 20g(매실맛/고추씨맛)
가격 : 1900원
구매처 : 올리브영
장점 : 닭가슴살로 만들었으며 한 팩에 50~60칼로리밖에 하지 않는다. 식단조절을 하고 있다는 자기합리화를 도와준다. 배고프진 않지만 무언가를 씹고 싶을 때, 혹은 가벼운 맥주 안주가 필요할 때 좋다. 고추씨는 매콤하고 매실은 달다. 고추씨 맛을 추천한다.
-배추나무
시리얼도 간식일까요? 저는 시리얼을 주로 먹어요. 요새는 그래놀라로 먹는데,
할인 들어간 그래놀라를 주로 구매하는 편이에요. 우유 말아서 뚝딱!
설거지 거리도 안 나오고 이름이 그래놀라라서 살 안찔 것 같아서 선호해요...
우유든 두유든 상관 없지만 저는 저지방락토프리우유에 먹습니다.
- 뱅기타고옴
저는 토마토를 갈아서 토마토쥬스로 먹어요! 꼭지를 뗀 토마토 궁둥이에 십자 칼집을 내고, 끓는 물에 데쳐서 껍질 벗기고 얼음과 함께 믹서기에 갈면 끝인데, 귀찮아서 꼭지만 떼고 갈아버립니당... 올리브유를 첨가하면 고급진 풍미까지 장난 아닙니다~!!!! 그리고 비요뜨도 먹어요! 2+1 행사도 많이 하고... 최애는 초코링!!!
- 하니
저는 치즈과자를 주로 먹어요! 간단한데 진짜 맛있어요!
체다치즈를 네모 모양으로 잘게 잘라서 전자레인지 돌려주면 끝!
만들기도, 설거지도 초간단👍
- 문타코
스윙칩...과 맥주를 먹다가 살이 많이 쪘네요...
이건 추천은 아닌데, 인간사료라는 오트밀 과자 많이 먹었는데요..!
큰 걸 샀더니 혼자 먹기엔 많아서 결국 물려서 못 먹고 있어요...
역시 한 두개 먹을 때가 맛있었다...★
- 스윙칩은 볶음고추장맛
홈런볼을 먹습니다.
생일 정도로 기쁜 날에는 2봉지 먹습니다.
-사료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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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 부터는 그간 준비한 서비스[LINK]에서 사람들이 올려준 이야기를 함께 싣기로 했다. 처음으로 가져온 것은, 간식이라는 내용에 걸맞게, 각자 집에서 간단하게 해먹는 음식들!
(3초 회원가입/로그인만 하면 확인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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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치즈말이
으깬고구마와 치즈로 만드는 간단한 간식!
귤, 아이스티와 환상의 조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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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T홍시우유
홍시와 우유만 있으면 끝!
카페에서 팔아도 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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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4.
이번 주의 생각 : 새해를 맞이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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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남산에 올랐다. 20살이 되던 때 친구들과 새해 일출을 보러 갔었는데, 만으로 30이 되는 해에 다시 남산에 다녀왔다. 20살이 되던 해에는 안개가 껴서 일출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선명할 수가 있나' 싶을 만큼 일출이 잘 보였다. 제대로 본 일출은 처음이었다.
11년 전과 달라진 건 많았다. 새벽 4시 반에 버스 첫차를 타서 모였던 우리는 차를 빌려 각자의 집에서 친구를 태우고는 남산에 갔다. 한참을 걸어 올라갔던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올랐다. 그때보다 조금은 추위를 더 잘 느끼게 된 것 같았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는 차를 타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걸어 올라가지도, 걸어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뭔가 더 피곤하다고 생각했다.
새해라는 건 사실 사람이 의미를 붙인 것에 불과하다지만,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우리네 하루고 삶은 아닐까. 그렇기에 '다시 모여 11년 전 그곳으로 일출을 보러 가자'고 하고, '해가 잘 보인 걸 보니 30대는 잘 풀리려나' 생각하며 괜스레 기분이 좋았다. 새해 첫 레터를 읽는 분들도, 보다 밝고 희망찬 2023이 되길 바라며. 다양한 의미와 기억이 붙는 2023이 되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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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립일기는 여기까지/
처음레터는 독립과 함께 만나게 되는
수많은 처음의 상황과 감정들을 다뤄.
매주 목요일, 혼자가 되는 시간 밤 11시에 메일함을 찾아갈게✨
이번의 편지나 처음레터를 두고,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아래 링크로 편지를 남겨줘.
꼼꼼히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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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우리들의 독립과 처음에 대한 이야기가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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