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나를 알 수 있는 방법 이번 주의 처음
처음으로, 친환경 가습기라는 걸 샀다.
그리고 돈을 날렸다는 걸 깨달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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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처음레터 미리보기/
💌 EP. 22
나의 요즘을 반영하는 집
📮 MEET. 22
크리스마스 맞이 : 슈톨렌과 빵집
💬 Survey. 1
처음하는 처음레터 구독자 설문
💡LIFE. 22
이번 주의 생각 : 승리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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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집 구석구석 상태가 별로다.
이래저래 바쁜 시기였다. 서비스 론칭을 했던 게 가장 컸지만, 연말이라 예정된 일정도 많았다. 평일엔 밤늦게 집에 들어와 대충 정리하고 잠들기 일쑤였고, 주말엔 주말 나름대로 일이 있어 아침부터 일어나 집을 나섰다. 그래도 2주 전까지는 중간에 하루 이틀씩 여유로운 날이 있었는데, 최근 2주 동안은 말 그대로 정신이 없었더랬다.
그만큼 집은 조금 엉망이 됐다. 바닥 청소는 그래도 주기적으로 하고, 입을 옷을 위해 빨래도 하지만, 나는 집이 변했다는 걸 알고 있다. 현관은 정리하지 못한 수납장이 널브러져 있고, 제때 버리지 못한 쓰레기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쌓여가고 있다. 아직 포장을 풀지 못한 택배도 있고, 차곡차곡 정리해놓았던 옷들 위에는 아직 정돈하지 못한 옷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새로운 변화도 있었다. 겨울이라 가습을 해보겠다고 친환경 가습기를 샀고, 몇 번 하라는 대로 해보았지만 성능은 영 신통치 않다. 저번에 산 탁상시계의 습도 %가 변하질 않으니 잘못 샀다 싶다. 최근에 맛을 들인 간식도 머리맡에 놓여 있다. 각자 다른 브랜드로 사보고 있는 중이라 지난주와 이번 주의 포장은 다르지만 잠들기 전 잠시 몇 가닥 집어먹는 일상이 최근의 모습이 됐다. 내가 무언가에 새로 빠진다면, 그게 내 집의 모습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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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일들이 나를 파도처럼 덮치는 시기가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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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실시간의 나를 반영한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 무엇도 바뀌지 않기에, 내 상태가 그대로 집에 담긴다. 피곤해서 청소를 미룬 만큼 바닥은 더러워지고 먼지는 쌓인다. 분리수거를 미룬 만큼 분리수거함이 가득 차서 분리수거함 바깥에도 쓰레기의 흔적이 생긴다. 화장실에는 조금 더 물때가 눈에 보이고, 구석구석에 정돈되지 않은 물건들이 공간을 채우게 된다.
이만큼 집이 정돈되지 않았던 때는 올해 초 코로나에 걸려 1주일을 집에 있었던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덕분에 나는 집의 풍경으로 2022년을 돌아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격리되어 쓰레기가 나날이 쌓이던 집의 모습, 집에서 잠만 자기를 반복하는 기간 동안 천천히 구석구석 더러워지는 집의 모습. 집에 도착하면 시선이 가는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미루고 침대로 향하던 기억들.
과거 가족과 살 때는, 집은 내 감정이나 상태와 무관해 보였다. 내가 힘든 일이 있어도, 몸이 아파도 집은 늘 그 모습을 유지했다. 며칠 만에 집에 방문해도, 끙끙대며 누워 있어도, 심란한 상태로 한 달을 지내도 집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내가 집에 어울리지 않나 싶어질 정도였다. 깔끔하고 잘 유지된 집과 컨디션이 나쁜 나의 모습이 대비되었으니까. 때로는 여럿이 만드는 그 항상성이 그리웠지만, 힘든 만큼 귀찮아지는 지금도 싫지는 않다. 집 덕분에 지금의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느낌이다.
매일매일 청소를 할 수 있었던 때도, 새로 들인 블렌더로 신나게 과일을 갈아 먹던 때도, 과채주스를 루틴으로 시작한 때도, 침대 틀이 도착하지 않아 바닥에서 잠을 청하던 때도, 새로운 선반을 들이던 때도, 한창 빠진 간식을 먹던 때도, 벽에 붙인 사진이 늘어날 때도.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나의 상태가 고스란히 그때그때 집에 반영된다. 집에 놀러 온 친구들이 '집이 되게 너 같다'라고 했는데, 요즘의 집을 보고 다시 요즘의 나를 생각하니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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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 22.
크리스마스 맞이 : 슈톨렌과 빵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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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되면 빵집에 가는 걸 좋아한다.
꼭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아니어도 좋다. 잘 만들어 낸 다양한 빵들을 품에 들고 오면 연말, 크리스마스의 느낌이 나서다. 특히 12월이 되면 슈톨렌 생각이 난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매일매일 조금씩 잘라먹는다는 독일식 크리스마스 빵. 마치 하얀 눈처럼 슈가파우더에 뒤덮인 그 모습과 스토리에 끌려 슈톨렌을 먹은 이후 당분간 먹지 않았는데, 올해 다시 '독립 후 첫 크리스마스'를 맞아 슈톨렌을 샀다.
그 마음을 담아 오늘은 다양한 빵집 리스트를 가져왔다. 다만 지난 주 서비스 론칭 이야기를 다루느라 타이밍을 놓쳐, 지금은 슈톨렌을 사기 어려운 곳도 많아 아쉽다. 하지만 꼭 슈톨렌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를 만끽할 수 있는 빵을 만드는 곳들이니 추천!(순서는 선호도나 평가와 상관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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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86
올해 슈톨렌을 샀던 곳. 컬리에서 살 수 있었다(아직 컬리에서 다양한 베이커리의 슈톨렌을 구매할 수 있다). '서울 3대 빵집'이라는 이름 그 자체로 유명한 서울의 베이커리. 이번에 구매한 건 혼자서 먹기 좋은 작은 사이즈라 좋았다.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10길 62 지하1층
신논현역 인근에 위치한 빵집. 슈톨렌에 견과류가 듬뿍이라 궁금했지만, 늘 사람이 많아 쉽지 않던 곳.
📍서울 마포구 새창로2길 17
'커피컴퍼니'란 이름 그대로 분명히 커피가 맛있지만, 그만큼 빵과 굿즈도 유명한 곳. 슈톨렌에 크게 박힌 아몬드 마지팬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울 서초구 서래로10길9 서래빌딩
저번 언젠가의 크리스마스에는 에끌레어를 사러 이곳을 찾았다. 크리스마스 기분을 낼 수 있는 다양한 디저트 빵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곳. 소공동, 광화문 등에도 매장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49길 24
오월의 종은 '건강빵'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긴 시간 동안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바게트, 사워도우 빵을 꿋꿋이 만들고 연구해온 만큼 큰 인기를 끄는 곳.
📍서울 강동구 천호옛14길 11
강동구를 오랫동안 지켜온 빵집. 개인적으로도 자주 방문했던 곳이고, 늘 기대한 만큼의 만족을 할 수 있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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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ey 1.
처음하는 처음레터 구독자 설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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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레터를 보낸 지 이번 레터로 25번째가 됐다. 여름에 시작했는데, 이제 어느새 한 해가 끝나간다. 처음으로, 처음레터 구독자들을 위한 설문을 받아보기로 했다. 어떻게 처음레터를 알게 되었는지, 처음레터에선 어떤 이야기가 좋았는지, 아쉬운 점이나 제안할 것은 없는지, 앞으로 더 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지. 짧으면 3분, 길어도 5분이면 끝나는 설문으로 의견을 들려주기를!
좋은 의견을 주신 구독자분들께는 1만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전달할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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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2.
이번 주의 생각 : 승리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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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우승했다. 많은 사람의 관심사는 역시 '메시'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지의 여부였다. 월드컵 우승을 빼고는 모든 커리어를 이뤘지만 월드컵에서만큼은 늘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그였기에, 메시의 '라스트 댄스'를 모두가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영화보다도 각본 같은 경기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2016년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페널티킥 실축에 이은 패배 후 국가대표팀 은퇴를 했던 시기, 그 결정을 만류하기 위해 한 교사가 보냈다던 편지가 기억이 났다.
" 아이들에게 이기는 것만이 우선이고 유일한 가치라는 선례를 남겨선 안 됩니다. 모든 팬이 당신에게 승리와 우승만을, 트로피와 메달만 바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 제발 우리 아이들에게 2위는 패배라고, 경기에게 지는 것이 영광을 잃게 되는 일이라는 선례를 남기지 말아주세요. (...) 결과와 관계없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위대한 우승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세요"
승리와 성공만이 우리 인생의 유일한 가치는 아니지만, 실수하고 실패할 때면 그 사실을 잊게 된다. 그리고 자꾸 외면하고, 도망치고 싶어진다. 올 한 해 나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때 도망치지 않고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행복해하는 것. 그러다 보면 메시의 '라스트 댄스' 같은 결과가 언젠가는 찾아오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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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립일기는 여기까지/
처음레터는 독립과 함께 만나게 되는
수많은 처음의 상황과 감정들을 다뤄.
매주 목요일, 혼자가 되는 시간 밤 11시에 메일함을 찾아갈게✨
이번의 편지나 처음레터를 두고,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아래 링크로 편지를 남겨줘.
꼼꼼히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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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우리들의 독립과 처음에 대한 이야기가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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