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쉽게 잠들지 못하는 걸까 이번 주의 처음
처음으로, 친구가 와서 잠을 잤다. 방문한 친구는 많았지만
잠을 자고 간 친구는 처음이었다. 영화를 보자니 드라마를 보자니 했지만
새벽 3시가 넘도록 노래방에 갔다가, 부랴부랴 잠에 들었더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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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처음레터 미리보기/
💌 EP. 17
잠을 이루지 못하는 하얀 밤
📮 MEET. 17
조금은 다채로운 그로서리 스토어
💬 Quesrtion. 09
잠을 잘 자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LIFE. 17
나의 애착물품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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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편이다.
이건 어릴 때부터 그랬다.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게 쉽지 않았다. 지루했고, 무서웠고, 심심했고, 답답했다. 내가 택한 건, 눈을 감자마자 잠들 수 있는 상태까지 깨어 있자는 전략이었다. 일단 늦은 시간까지 컴퓨터를 하거나, 책을 보거나, PMP나 휴대폰에 넣어둔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라디오를 들었다. 잠이 드는 시간이 늦어지는 건 당연했다.
그래도 가족과 함께 살 땐 행동에 제약이 많았다. 거실에 나가서 TV를 볼 수도 없었고, 게임을 하는 것도 자유롭지는 않았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 '왜 안 자느냐'란 이야기가 들려올 게 뻔하니 불을 끄고, 쥐 죽은 듯 심야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거나 소리를 줄여둔 무한도전 예능, 영화 따위를 보곤 했다. 무언가 '확실하게' 할 수 없으니, 때가 되면 자야겠다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혼자 살게 되니 조금 더 자유롭게 됐다. 어쩌다 만난 유튜브 콘서트 영상에 꽂혀 몇 시간을 온갖 콘서트와 노래, 가수의 라이브 영상을 봐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고, 주말에 느지막이 일어나도 상관없으니 휴일을 앞둔 날이면 늦게 자도 마찬가지였다. 그게 좋은 건 내가 좀 더 자유로워졌다는 거겠지만, 그만큼 나는 새벽에 잠을 더 미루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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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라디오를 듣던 경험은 내게 여러 가지를 남겼는데,
당시 듣던 <심심타파>에 자주 나와서 알게 된 일락의 <편한 사람이 생겼어>라는 노래같은 것들이다.
아직 플레이리스트에 남은 이 노래를 듣고 있자면 어두운 방 안에서 혼자 큭큭대던 그 시절 생각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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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는 삶을 살았던, 십수 년의 경험이 내게 남긴 가장 큰 성과(?)는 <무한도전>을 외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잠을 잘 이루지 못했던 나는 늘 무한도전의 어느 편을 틀어놓고 잠을 청했다. 눈을 감고 휴대폰이나 PMP, 노트북이 내는 그 소리에 집중하자면 출연자들의 사소한 말소리가 더 뚜렷해졌다. 화면으로 볼 땐 인지하지 못했던 소리를 감각하며 잠들었던 나는 언제부턴가 다음 대사를 외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결국 '잠을 일찍 자지 않은' 결과가 고작 그거라고 한다면, 아쉽게도 그렇다. 누군가는 '그 시간에 000를 했었더라면...' 이라며 아쉬워하거나, '일찍 자서 아침에 더 일찍 깼다면'이라고 조언을 해주겠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감성에 젖은 밤, 숨죽여 낄낄대던 밤, 세계 어딘가를 유영하던 밤, 지식을 찾던 밤, 눈물을 흘리던 밤들을 합쳐 수천일을 보냈고, 그 밤들이 모여 지금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고 있는걸. 조금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내가 만들어졌을 수는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건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래도 나는 제때 잠들어야 한다는 사실이겠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출근해야 한다. 그에 앞서, 늦게 잠들면 컨디션이 나빠지고 그걸 버틸 체력들도 많이 사라졌다. 다음 날이면 후회할 게 뻔한데, '이렇게 잠들기엔 아깝다'라거나, '감성에 젖었다'라거나, '너무 재밌다'와 같은 이유로 10분, 30분을 미루다 보면 밤은 깊어져 있더라. 일찍 자려는 노력을 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누웠을 때 떠오르는 여러 생각과 감정들을 이겨내긴 쉽지 않았다.
가끔 하얀 밤이 길어질 때면, 창밖이 밝아지는 걸 인지하게 될 때도 있다. 그때는 조금 허탈하기도 하다. '어느새 지금까지 와버렸네'하는 생각이다. 그런 날이면 생각한다. 혼자 살면서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게 뭐냐고 묻는다면 계획한 시간, 제때 잠드는 일이라고 말이다. 그래도 요새는 평소보단 조금 더 일찍 잠들기 위해 나름의 루틴을 짜고 있다. 몇 달이 지나면 더 쉽게 잠드는 생활이 되어 있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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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해! 라는 외침을 보면 찔리는 구석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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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 17.
조금은 다채로운 그로서리 스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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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그로서리 스토어를 소개했다. 하지만 그로서리 스토어는 그때 소개한 곳보다 많고, 또 생기고 있다. 이번엔 조금 다채로운 느낌의 그로서리 스토어를 가져왔다. 그로서리 스토어라는 이름에 직관적이라기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색채가 섞인 공간들. 그만큼 재미있는 곳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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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서리 스토어의 새로운 해석,
<365일장>
📍서울시 종로구 종로32길 21, 1층
365일장은 독특한 곳에 있다. 이름에 힌트가 있는데, 먹거리로 유명한 광장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광장시장 안에 위치한 가게의 대표가 광장시장이 보다 더 많은 것을 품기를 바라며 시작했다. 일반적인 그로서리 스토어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지만, 국내 로컬 브랜드들이 많아 신기한 제품이 많다. 그 외에도 티셔츠를 비롯한 다양한 굿즈, 생활용품들도 갖추고 있다. 광장시장과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새로운 해석이 담긴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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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순간순간 필요한 새로운 슈퍼마켓,
<보마켓>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83-21
보마켓은 스스로를 소개하는, '생활 밀착형 동네 플랫폼'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그로서리 스토어하면 떠오르는 햄이나 치즈, 와인, 해외 식료품도 팔지만 대나무 칫솔 같은 생활용품도 있다. 한쪽엔 접시나 커틀러리가 있고, 한쪽에선 주문하면 먹을 수 있는 잠봉뵈르나 떡볶이를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파는 물건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이곳은 잡화점, 브런치 카페, 식료품점, 식당 모두에 어울린다. 매장은 서울 안에 여러 곳이 있으니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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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를 발견하는 곳,
<컨비니 그로서리 스토어>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102길 42, 1층
컨비니는 '발견형 커머스'를 지향하는 커머스 기업이다.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만큼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매장 인테리어와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컨비니PB 상품을 비롯해 컨비니 서비스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시선을 사로잡고, 먹거리를 주제로 한 독특한 전시도 공간을 크게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제품은 없지만, 그렇기에 궁금해지는 곳. 스스로를 소개하는 문구인 '체험형 공간'이라는 말이 적합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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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9.
잠을 잘 자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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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조금은 나의 욕심(?)이 담긴 질문을 가져왔다. 잠을 잘 드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지. 무언가를 틀어놓으면 잠이 잘 온다는 이야기도 좋고, 잠을 자기 전 하면 좋은 루틴이나 생활 습관도 좋고, 마음가짐도 좋고, '눈을 감고 양이 뛰노는 목장을 상상해 보세요...' 같은 실전형 방법도 좋다. 하얀 밤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들려주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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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17.
이번 주의 생각 : 나의 애착물품은 무엇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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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연합에서는 'My Oldie But Goodie'라는 온라인 전시[링크]를 하고 있다. 주제는 <나의 애착 물품>. 많은 사람이 보내준, 자신만의 애착 물품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이 안에 담긴 수많은 역사를 보며, 나의 애착 물품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독립하며 이제 나의 모든 짐은 내 공간에 있고, 한 바퀴 둘러보면 보이는 어딘가 내가 삶을 살아오며 의미를 부여한 물건들이 구석구석 숨겨져 있다.
꾸준히 사용하는 거라고 하면 조금 더 고민이 들지만, 가장 아끼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니 답은 쉬웠다. 누군가가 내게 써준 편지들이었다. 독립을 준비하며 짐을 정리할 때 가장 먼저 챙긴 그 기록들. 그리고 이제 이곳에 살며 하나가 추가됐다. 집에 방문한 사람들이 써준 방명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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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번 쉬어가며 소개하지 못했던 답장과 쉬어가는 편에 실려온 답장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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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사진이 멋지네요! 오늘 처음레터도 잘 읽었습니다!
-요요
✍️사진이 멋졌다니 다행입니다. 나름(?) 열심히 고른다고 했는데 뿌듯하네요...!
처음레터가 전해준 말들에 위로를 얻고 갑니다. 제 답장도 처음레터를 보내주시는 분께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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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를 쓰며, 또 레터에 실린 답장을 보며 저도 많이 위로가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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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립일기는 여기까지/
처음레터는 독립과 함께 만나게 되는
수많은 처음의 상황과 감정들을 다뤄.
매주 목요일, 혼자가 되는 시간 밤 11시에 메일함을 찾아갈게✨
이번의 편지나 처음레터를 두고,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아래 링크로 편지를 남겨줘.
꼼꼼히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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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우리들의 독립과 처음에 대한 이야기가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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