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의 처음레터는, 조금 쉬어갑니다.
처음레터는 발송 예약을 누른 목요일 밤 이후부터 다시 기획에 들어갑니다.
한 주 내내 어떤 이야기를 쓸지 구상하고, 기존에 모아두었던 아이디어들을 조합합니다.
하지만 이번 주는 무엇을 담아야 할지 결론을 내기 어려웠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도, '지금 그걸 전하는 게 맞나'라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이에 처음레터는, 이번 한 주는 비워보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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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가까운 사람을 잃은 상실을 경험한 적 있습니다.
상실이라는 긴 터널은 시간만 흐른다고 지날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몇 년 뒤에나 알았습니다.
상실을 겪은 사람, 그 상실을 지켜본 사람.
함께 그 기억을 잘 다루고, 보듬고, 말해야
상실을 잘 지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상실을 겪은 우리의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기를,
이 경험을 억지로 숨기게 되지 않기를,
우리가 무엇을 겪었고 무엇을 잃었는지
제대로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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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상처를 안게 된 분들의 회복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지켜보았던 우리까지,
함께 서로를 위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무탈하시기를 바라며,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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