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의 어려움 이번 주의 처음
처음으로, 체성분 분석을 해주는 체중계를 샀다.
기존 집에는 체중계를 두지는 않았는데, 휴대폰으로 연결해서 정보들을 보고 나니
진작에 살 걸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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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처음레터 미리보기/
💌 EP. 16
저녁 메뉴 하나에 갈팡질팡 하는 날
📮 MEET. 16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산책길
💬 Answer. 08
집에 놀러온 친구의 행동, 더 싫은 것은?
💡LIFE. 16
이번 주의 생각 : 저녁 2시간만 문을 여는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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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6.
저녁 메뉴 하나에 갈팡질팡 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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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낫나 저게 낫나 고민이 많은 편이다.
이를테면 저녁 메뉴가 그렇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늘 저녁 메뉴 뭐 먹을지에 대한 답도 쉽지 않다. 바로 이전에 할머니와 함께 살 때는 어느 정도 그 문제에 대한 답이 없어도 괜찮을 때가 많았다. 할머니가 이미 생각해 둔 음식이 있기도 했고, 서로 정한 게 없더라도 의견을 주고받으면 그래도 보다 쉽게 답이 나오곤 했다. 그 결과가 별로여도, 그렇게 나쁘게 여겨지진 않았다. 최소한 할머니는 만족할 테니까.
하지만 혼자 살다 보니 괜히 실패라고 느껴지지 않는 선택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지게 되고, 갈팡질팡하게 된다. '오늘은 꼭 페퍼로니를 추가한 피자를 먹어야지'라고 생각하거나, '오늘은 혈중 김치 농도가 부족한 날이네'라고 느껴질 때면 그래도 답을 내기 명확하지만, 그 무엇도 썩 당기지 않는 순간이 살면서 찾아오게 되니까. 혼자 살면, 그 순간을 더 자주 만나게 되니까. 최근의 저녁도 그랬다.
퇴근하고 저녁 행사를 가기 전, 지하철을 타기 전에 먹을지 지하철을 타고 나서 먹을지부터가 고민이었다. 지하철역 앞에 있는 식당에서 이리저리 오가는 시간을 소비하고 나서 겨우 전철을 탔다. 가는 길 내내 저녁 메뉴를 고심했지만, 그쪽도 확 맘에 드는 대안은 없었다. 전동 킥보드를 빌려 조금 구미가 당기는 곳에 가보았지만 시간상 먹을 수는 없었고, 결국엔 기대한 것처럼 '대단한 저녁 시간'을 가지진 못했다. '한 끼 때웠다'로 그치는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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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찰나 지고 마는 해처럼, 선택의 시간도 놓치면 기회는 지나가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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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대단한 실패냐고 한다면 물론 그렇지는 않다. 사실 그런 경험은 이미 꽤 있다.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첫 번째 고민하던 때 결정할걸'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최소한 지금 선택보단 나았을 것이고, 맘에 들지 않았더라도 '에이 다음엔 여기 오지 말아야지'하고 후회해버리면 그만이니 마음이 편하다. 다만 이건 내가 고민하는 그 시간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날린 것이 명백하니 스스로가 괜스레 밉다. 이런 우유부단한 사람 같으니.
주말도 그렇다. 약속이 없거나 저녁쯤에 나가는 거라면, 여유로운 오후를 맞기 마련이다. 이젠 12시 이전에 날 자리에서 일으키고 마는 가족도 없으니까. 문제는 아무도 내게 강제성을 부여해주지 않으니, 결국 난 시간을 낭비하고 만다. 서브웨이를 먹을까, 간단히 무언가를 차려 먹을까, 아니면 가까운 밥집에 가볼까, 집 앞 토스트집은 어떨까. 누워서 뒹구르르, 휴대폰으로 가게 몇 군데를 뒤지고 잠깐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도 다녀오고 나면 어느새 시간이 지나있기 마련이다.
12시를 지나 1시, 2시가 가까워질 때쯤 아차 싶어 부랴부랴 뭔가를 선택해서 먹는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아깝다'란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어차피 대단한 결과란 건 없었을 텐데. 그냥 첫 번째 떠올랐던 그걸 선택했다면 보다 일찍 일어나서 청소도 해놓을 수 있었을 거고, 산책하러 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하다못해 잠이라도 더 잘 수 있었을 텐데. 사실 지나고 보면 처음 생각했던 게 가장 나은 선택이기도 했는데(시험을 볼 때도 그랬던 것 같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그냥, 좀 해!'라고 낭독하는 영상이 있다. '그만 생각하고, 그만 걱정하고, 불안해하지 말고, 그냥 좀 해!'라고. 그 이야기가 고작 점심 저녁 메뉴를 고민할 때 해주려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수많은 선택의 결과에 불안해하고 걱정하며 고민하는 일상들을 지나고 나면 그 'JUST DO'가 얼마나 필요한지, 또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한다. 나 혼자 살게 된 만큼 선택의 책임은 누군가에게 돌릴 수도 없고, 그만큼 걱정하고 불안해하지만, 그냥 했으면 될 일인데.
선택이 좀 잘못되었으면 어떤가. 좀 별로였으면 또 어떤가. 걱정하고, 생각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실패하는 게 낫다. 그리고 대부분은, 실패하지도 않을 것이다. 'JUST DO'를 마음에 다시 새겨야겠다 싶은 일이 많은 한 주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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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해! 라는 외침을 보면 찔리는 구석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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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이번 주 - 다음 주가 가을 단풍이 절정일 거라고 한다.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 몇 군데를 꼽아 봤다. 다만, 산책하기 좋은 곳. 그 공간 자체가 넓거나, 주변까지 해서 볼 군데나 즐길 거리가 있거나 하는 곳들. 매년 찾아오는 일이라지만, 그래도 괜스레 들뜨고 보지 못하면 아쉽게 느껴지는 게 계절 변화가 아닐까. 모두, 일상에서 가을을 느끼는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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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부터 정동까지, 은행나무 길>
🔖클래식이 영원해지는 그곳
📍서울 중구 정동 30-1
덕수궁 돌담길은 가을 산책길로 이미 유명한 그곳. 그런데도 꼽을 수밖에 없는, '클래식은 영원하다'란 말을 증명하는 길이다. 다만 덕수궁 돌담길보다는, 그 길 끝 교차로부터 정동사거리까지를 말하는 '정동길'이 더 은행나무가 많다.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은행나무와 함께 어우러지니 '가을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주변에 갈 곳도 많다. 서울시립미술관도 방문하기 좋고, 덕수궁에 들러 석조전 앞에서 사진을 찍어도 좋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대한성공회 성당도 남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니 코스에 넣어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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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으로 가득한 숲, 화담숲>
🔖가을하면 떠오르는 그곳
화담숲은 곤지암리조트 옆, LG상록재단에서 운영하는 수목원이다. 이름 그대로 '숲' 그 자체로, 각종 식물이 구석구석 자리를 메운 곳이기도 하다. 물론 가장 유명한 건, 가을이면 공간을 메우는 빨간 단풍들. 아무리 빠르게 둘러봐도 1시간은 족히 잡아야 하는 넓이로, 천천히 긴 시간 다니기에 좋다. 중간중간 모노레일도 운영되고 있어 모노레일을 타는 정취도 독특하다. 다만 예약이 필요하고, 경쟁이 치열하니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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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가득한 공간, <올림픽공원 들꽃마루>
🔖가을하면 떠오르는 그곳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올림픽공원은 계절과 상관없이 구석구석 아름다움이 많은 곳이지만, 가을이면 더 남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걸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장미광장 인근 들꽃마루가 바로 그곳. 계절에 맞는 꽃을 심는데, 가을에는 황화 코스모스로 가득해 주황빛 가을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올림픽공원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산책로 중간에는 핑크뮬리가 가득한 공간도 가을에만 만날 수 있는 즐거움. 물론, 들꽃마루나 핑크뮬리가 아니더라도 올림픽공원은 군데군데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산책 공간이니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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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swer 8.
집에 놀러온 친구, 자기 마음대로
침대 올라오는 게 싫다 VS 구석구석 뒤져보는 게 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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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는 조금 의견이 갈릴 만한 주제를 가져왔다. 친구가 집에 놀러왔을 때, 허락받지 않고 침대에 올라가는게 싫은지, 말도 없이 구석구석 물건을 뒤져보는게 더 싫은지. 이 주제에 의견을 전해준 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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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구석구석 뒤져보는 게 더 싫어요.
둘 다 개인 공간을 침범하는 건데,
뒤져보는 게 더 침범하는 정도가 크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 해솔
침대에 맘대로 올라오는 게 싫어요!!!
저조차도 깨끗이 씻고 난 다음에야 올라가는 공간인데,
더럽혀지는 게 너무 끔찍해요...ㅜㅜ
- LUCY
말이 필요한가요? 제 프라이버시를 침범하는 건
참을 수 없어요!!!
-서랍을 뒤지는 건 범죄입니다
침대는 씻지 않고 올라오는 공간이 아닙니다.
한 마디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차두리의두리안
이불이랑 침구류는 세탁하면 되는데,
물건들 어질러 놓는 거 생각하면 너무 별로에요.
전 도둑을 친구로 둔 적은 없어서...★
-잡식맨
사실 전 어느 정도는 둘러보라고 하기도 해요!
그 물건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는 매개가 되기도 하고...
근데 침대는 그냥 뭔가 저를 배려하지 않는 것 같아 별로에요.
-프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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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16.
이번 주의 생각 : 저녁 2시간만 문을 여는 빵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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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가구라자카' 역 인근엔 주 3일, 저녁 7시부터 밤 9시까지만 열리는 빵집이 있다고 한다. 여러 빵을 봉투로 묶어 판매하고 있고, 포장마차 가게 이름은 Yoru-no-panya-san, 밤의 빵집.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빅이슈'에서 만든 공간인 이곳은 팔리지 않아 폐기해야 하는 도쿄 인기 빵집의 빵들을 모아 판매하고 있다. 빵들을 픽업해 판매하는 사람들은 빅이슈에 소속된 노숙인이거나,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이곳에서도 빵이 남는다면, 상황이 어려운 가정이나 그들을 돕는 단체로 기부된다고 한다.
빵이라는 키워드로 빵집과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하는 아이디어가 놀라웠다. 사람을 돕고, 세상을 바꾸는 데에는 대단한 게 아니더라도, '남는 빵'이어도 가능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내가 보는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 더 많은 걸 생각하고 넓게 바라봐야겠다고 다짐한 이야기.
사진 / Tokyo Weekend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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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립일기는 여기까지/
처음레터는 독립과 함께 만나게 되는
수많은 처음의 상황과 감정들을 다뤄.
매주 목요일, 혼자가 되는 시간 밤 11시에 메일함을 찾아갈게✨
이번의 편지나 처음레터를 두고,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아래 링크로 편지를 남겨줘.
꼼꼼히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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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우리들의 독립과 처음에 대한 이야기가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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