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행동을 한다는 것 이번 주의 처음
처음으로, 수면용 안대를 샀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를 위해 산 것인데,
아직까진 효과가 괜찮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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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처음레터 미리보기/
💌 EP. 31
힘들고 피로해도 음식을 만드는 이유
📮 MEET. 31
ZERO 음료 후기
💡LIFE. 31
이번 주의 생각 :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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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31.
힘들고 피로해도 음식을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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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이 나빴던 지난 주, 한 끼를 어떻게 해결할 지가 고민이었다.
피로하고, 아프고, 지치면 이미 만들어진 음식을 먹고 싶어진다. 밖에서 사서 포장을 해오거나, 배달시키거나 하고 싶다.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할 생각을 하면 얼마 남지 않은 체력마저도 동날 것만 같다. 무언가를 만들어 먹더라도 물만 끓이면 되는 컵라면, 그릇에 우유만 부으면 되는 시리얼 같은 걸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대부분 간단하게 해결하기도 했다. 아예 퇴근하면서 식당에 들러 사서 먹거나, 배달시키거나 하는 식이다. 돈이 더 많이 나가는 일이란 걸 알지만, '내가 지금 힘든데'라며 눈을 감았더랬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그렇게 먹기에는 뭔가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단순히 돈이 더 많이 나가서가 아니라(해 먹는 것도 한 끼만 해 먹는 건 그다지 저렴하지는 않다), 그래도 한 번 정도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결국 만둣국을 끓였다. 물론 '요리했다'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수준이다. 저번에 갔던 만두전골 집에서 샀던 냉동 육수를 미리 꺼내 해동했고, 집에 와서는 그 육수를 끓이며 집에 남은 채소들을 썰어 넣었다. 오랜 기간 보관하느라 그렇게 싱싱하지는 않지만, 녹색을 더해주기엔 충분한 대파와 같은 친구들이다. 도마를 꺼내기도 귀찮아 가위로 숭덩숭덩 잘라 넣었다. 그 덕에 훨씬 큰, 우스운 모양이 되었지만 몸이 지칠 땐 별로 상관이 없다 싶다.
마찬가지로 냉동실에 박혀 있던 제품 만두를 꺼내 넣고, 집에 있는 고추기름을 비롯한 양념들을 넣어 더 끓였다. 얼어 있던 만두가 적절히 익었다고 느껴지는 때가 되면 이 자그마한 요리(?)도 끝이 난다. 얼마를 넣어야 하나 고민했던 만두의 양이 살짝 부족해 밥 일부를 넣어 먹었다. 이때는 김도 부셔서 넣어버렸다(예전에 사둔 김가루는 유통기한이 의심되어 넣지 않았다). 그렇게 한 끼를 나름 만들어 먹고 나니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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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의미에 대해 생각했다. 부산하게 많은 준비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좋다. 내가 나를 위한 음식을 만든다는 것에,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있구나. 나를 위해 요리하는 일로 나는 위로를 받을 수 있구나. 물론 귀찮고, 휴대폰으로 배달 앱을 여는 것보다 번거로운 일이고, 엄청난 맛이나 비주얼을 가진 것도 아니고, 뒤처리가 조금 더 곤란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혼자 있는 집,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 혼자 풀어내야 하는 감정들. 무엇이든 혼자 마주하게 되는 이 집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내 책임'인 일을 하나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요리는 기본적으로 온전히 나를 위한 일이기에 가능한 변화였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내가 편한 방식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귀찮을 순 있지만 알게 모르게 '자유'나 '기쁨' 따위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누구도 나를 위한 무언가를 해 줄 수 없는 이 나만의 공간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나를 위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다른 주말에, 시간을 들여 요리할 때도 그랬다. 재료를 찾아 마트 3곳을 뒤지고, 생각보다 오래 끓여야 해서 목이 아파질 때까지 불 앞에 서 있고, 재료를 손질하고 레시피를 뒤지고 상을 차리고 치우는 그 기나긴 과정에 두세 시간을 쓰는 일은 분명히 비효율적이었다. 없는 재료를 사다 보니 그냥 사 먹는 것보다 지출도 많았을 거고, 그 시간에 빠르게 무언가를 먹고 누워 있는 게 체력 보존에는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를 위한다'라는 일은, 아무리 오래 쉰다고 해도 얻을 수 없는 거니까. 별 거 아닌 일이라도, 오로지 나를 위한 무언가를 하고 그 결과를 맞이하는 일은 쉽게 찾을 수 없는 즐거움이니까. 독립을 하는 일은, 모든 것을 나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내가 나를 위할 수 있게 되는 것'이기도 하니까. 별 거 아닌 만둣국을 만드는 일도, 나를 위한 선물이 될 수 있는 거니까. 그리고 '나 스스로 내 생에 필요한 일을 해결했다'는 사소한 뿌듯함도 따라오는 거니까. 덕분에 설거지를 하면서, '앞으로도 종종 음식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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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음료를 많이 먹는 편이다. 큰 이유는 없고, 물을 많이 마시면 건강한 건 알지만 이상하게 물을 먹는 습관은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달달한 걸 좋아하니 계속 마셔왔는데 설탕물을 계속 마시는 일이 몸에 나쁘다는 건 알게 되어서, 그 대안으로 찾은 게 제로 음료다. 집에서 밥 먹을 때 외에 마실 만한 제로 음료들을 끊임없이 찾아 헤매 왔는데, 오늘은 그 결과를 공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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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스 제로
롯데칠성, 편의점 기준 1,500원
펩시 제로 라임, 칠성 사이다 제로 등 제로 음료가 조금씩 태동하던 2년 전, 당시 기준으로 새로 나왔던 제로 음료들을 마시면서 '밀키스 제로는 언제 나오냐!'고 외쳤더랬다. 밀키스를 좋아하지만 부담되어서 꺼리던 터라, 기술의 발전으로 밀키스 제로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최근 밀키스 제로가 나왔다. 먹어본 결과,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었다. 원래 밀키스만큼 무겁지는 않지만, 충분히 비슷했다. 그렇게 출시하자마자 바로 내 제로 음료 순위 1위를 차지하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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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더말린(자몽, 복숭아)
웅진, 편의점 기준 2,500원
과일 향, 과일 음료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출시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기다리던 제품이었다. 웅진은 티즐로 이미 제로 음료 시장에 발을 들이기도 했고(티즐도 평이 좋은데, 카페인 때문에 먹지 않는다), 그만큼 제대로 과일 맛을 내줄 것 같아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정답이었다. 과일음료에 가까울 만큼 과일 향이 강하고, 제로의 깔끔함까지 갖추고 있다. 나만의 제로 음료 순위에서 2등을 차지하게 된 음료.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벤트를 많이 하고 있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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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룹 제로소다(파인, 포도, 피치)
이그니스, 편의점 기준 2,200원
수많은 제로 음료 중 무엇을 가져올까 하다가, 마지막은 조금 신기한 걸 가져와 봤다. 클룹은 캔 음료지만 조금 남다른 캔 음료다. 바로, 캔을 따서 마시다가 닫을 수 있다. 여는 부분이 특이하게 생겼는데, 저 검은 부분을 닫아주면 탄산이 그대로 보관이 된다. 비록 처음에 딸 때는 조금 당황하게 되지만, 따자마자 다 마시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확실히 장점이었다. 맛도 나쁘지 않아서, 탄산 과일 음료로 기대하는 바를 충족했다. 다만 제로소다가 아닌 탄산수 버전은 나와 맞지 않았던 기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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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31.
이번 주의 생각 :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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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어느 모임에서, 각자가 기분 전환을 위해 하는 일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음악을 들으며 산책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조금 여유로운 주말이면, 햇볕이 강한 오후에 꼭 산책을 위해 길을 나선다. 익숙한 동네, 사람들이 오가는 공원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기분이 좋아진다. 노래까지 있으면, 가끔은 감정이 올라와 눈물이 조금 날 때도 있다(이 얘기를 하자 사람들은 '엄청난 F'라고 했지만).
집에 있는 건 즐겁지만, 집에 있는 것만으로는 기분 전환이 쉽게 되지 않았다. 조금 걷고, 페달을 밟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나가는 사람과 고양이를 구경하고, 노래에 집중하고, 쉬고 싶을 때 벤치에 앉아 쉬고, 괜스레 시장에 들러 활기찬 모습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먹고 싶은 걸 궁리하고, 지나가다 마트가 있으면 들어가 보기도 한다. 그러고 나면 기분은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풀리게 되더라. 지난 주에도 나는 1시간을 걷고, 30분을 자전거를 탔다.
내게 익숙한 이 동네,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세상이 많은 것들을 뺏어갈 수 있지만, 이 순간만큼은 내게서 뺏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즐거운 마음을 안고 그 순간을 즐겼다. 아직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나의 가능성에 대해 감사하게 되는 시간.
그리고 지난 휴재 때, 여러 독자 분들이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그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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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립일기는 여기까지/
처음레터는 독립과 함께 만나게 되는
수많은 처음의 상황과 감정들을 다뤄.
매주 목요일, 혼자가 되는 시간 밤 11시에 메일함을 찾아갈게✨
이번의 편지나 처음레터를 두고,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아래 링크로 편지를 남겨줘.
꼼꼼히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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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우리들의 독립과 처음에 대한 이야기가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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